
정보는 달리고 싶다 (1996년 8월, 월간 "캐드캠")
아마도 1년 전 쯤일 것이다.
그 전만 해도 필자는 하이텔,천리안 등을 통하여 PC통신 활동을 할 때였고 막연히 인터넷이라는 것은
나에겐 그리 필요치 않아 보이는 왠지 부담스러운 통신망 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것이 오늘날 일반인에게까지 엄청난 관심을 불러 일으키면서 인터넷 열풍을 일으키리라곤
예상하지 못했으며 더구나 나 자신도 지금 이렇게 인터넷을 소재로 한 컬럼을 쓰게 되리라곤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이 인터넷 열풍을 일으킨 주범은 바로 World Wide Web (WWW) 일 것이다. 텍스트 위주의 통신
인터페이스에 익숙해 있던 나로서는 WWW 의 등장, 아니 WWW 의 발전 모습이 하나의 충격이었다.
아마도 그 충격은 전혀 모르던 새로운 것을 보았을때의 놀라움이 아니라 그동안 바래왔었던 미래의 한
부분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에 대한 반가움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반가움도 잠시뿐... 국내 통신망을 통해서 사용해 본 인터넷은 말 그대로 인(忍)터넷 이었다.
엄청나게 느린 속도도 참기 어려운 판에 그나마 시도때도 없이 끊겨버리는 통신망이라니 .....
정액제로 인터넷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무시할만도 하지만 종량제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겐 이런식으로
지나가버리는 시간은 아깝기 그지 없다. 각 서비스 업체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국내 3대 PC통신망을
모두 쓰고 있는 필자가 느끼기엔 인터넷을 사용한지 1년이 지난 지금도 그 실망감의 차이는 별로 없는듯 하다.
필자는 웹 디자인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최근의 웹디자인은 하루가 멀다하고 발전하고 있으며
멀티미디어의 이점을 최대한 이용하여 화려한 그래픽과 애니메이션, 그리고 사운드가 어우러진.. 한마디로
정보 전달의 효과를 극대화 하고 있는 웹사이트들이 국내 이용자들의 모니터엔 많은 데이터의 전송때문에
제 속도로 보여지지 못하고 인내력을 시험하는 사이트로 보여지는 일이 많아 직접 웹디자인을 하고 있는
필자에겐 이 문제가 여간 걸림돌이 되는게 아니다.
새 자동차는 계속 쏟아져 나오는데 시원하게 달릴 포장도로가 없는 격이다. 이런 일은 국내 PC통신서비스
업체들이 대다수의 통신인들이 가지고 있는 불만을 소화하기도 전에 인터넷이라는 거대한(=돈이 되는)
상품을 하나 더 팔아보고자 하는 욕심이 가지고 온 결과가 아닐까?
단순히 시행착오라고 보기엔 사용자에게 오는 피해가 너무 오래간다는 생각이다.
"정열은 있는데 기본이 없다."
단순히 광고카피라고 흘려버리기엔 필자에게 피부로 와닿는 말이다. '정보고속도로' 라는 말이
실감날 그때를 기다려 보며....